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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108(2019)년 8월 24일

평양시간


(제 13 회)


제 1 장 푸른 호수


13


바람이 가벼웁게 불어왔다.

드넓은 호수의 잔잔하던 물면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저녁노을을 받아 유난히 반짝거렸다.

발동선에 오른 송영숙은 바람결에 흩날리는 귀밑머리를 쓸어넘기며 기슭에 서있는 종금1직장장에게 어서 들어가라고 손짓하였다. 호수건너편에 위치한 종금1직장의 배합먹이보장문제에 대하여 료해하기 위해 아침에 배를 타고 이곳에 건너왔던 그였다.

저녁식사를 하고 떠나라는 직장장의 권고를 마다하고 배에 오른 그는 선실 뒤켠에 서서 기슭쪽을 바라보았다.

공장의 첫 세대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장에 뿌리내리고 아버지의 직장장사업을 인계받은 임광일은 해볕에 탄 검실하고 네모진 얼굴로 떠나는 배를 바라보고있었다.

발동선이 호수 한가운데 이르러서야 송영숙은 선수쪽으로 돌아섰다.

공장의 전경이 한눈에 안겨들었다. 아름다운 대자연호수와 더불어 현대적인 축산기지로 전변된 굴지의 오리고기생산기지…

감빛노을속에 눈뿌리 아득히 펼쳐진 현대적인 호동들과 덩지 큰 가공 및 방역시설들이 가슴뿌듯한 긍지속에 안겨왔다. 류다른 흥분속에 공장을 바라보던 송영숙에게는 문득 지난밤 남편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은 기사장이요. 우리 나라 축산업의 새 력사가 펼쳐진 큰 공장의 기사장이요.…》

송영숙은 잔잔한 파도처럼 가슴속에 밀려드는 그 어떤 자책감을 느끼였다.

호수가의 푸르른 물결을 헤가르며 나아가는 발동선의 고르로운 진동을 느끼며 그는 배의 란간을 잡고 공장을 바라보았다.

얼마후 배는 기슭에서 닻을 내렸다. 맨 마지막으로 배에서 내린 그는 천천히 방뚝우에 올라섰다. 노을빛에 물들어 금물결, 은물결을 일으키는 드넓은 호수는 더더욱 아름다왔다. 이름할수 없는 충동으로 마음은 한없이 설레이였다. 느닷없이 한편의 시가 떠올랐다.


어디서 시작되여 그 어디서 끝나는가

아름다운 호수

끝없이 걷고만싶은

행복의 기슭이여

호수가엔 푸른 물이 출렁이고

내 마음엔 추억의 물결이 출렁이나니


어제날엔 가난과 빈궁의 노래소리

처량하던 호수가

오늘은 로동당세월속에 인민의 기쁨

노을로 피여나는 락원의 이 기슭



공장의 한 일군이 써서 출판물에 발표한 시였다.

마음속으로 시구절을 읊어가는 송영숙의 머리속엔 이 땅에 가금업의 새 력사가 펼쳐지던 그 시절이 그려지였다. 공장연혁소개실에서 커다란 충격속에 받아안은 위대한 인민사랑의 새 력사가…

아득히 먼 옛날 동해의 작은 만이였던 호수는 해안의 륭기과정과 바다가 모래부리의 발달에 의하여 해안이 막혀서 이루어진 대자연호수였다. 둘레의 길이가 70리이고 넓이만 해도 1 000여정보나 되는 바다자리의 드넓은 호수이다.

지난날 《눈물의 호수》, 《감탕포》로 불리우며 사람들에게 재난과 눈물만을 안겨주던 불모의 호수에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오리공장이 일떠서게 된것은 이 땅에 전쟁의 불구름이 타래쳐오르던 준엄한 날이였다. 불비가 쏟아져내리던 전화의 그 나날 승리한 조국의 래일을 그려보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 인민들에게 고기국을 먹이시기 위해 최고사령부작전대우에 인민사랑의 설계도를 펼쳐놓으신것이다.

그러시고는 전선에서 싸우던 여러명의 군인들을 외국에 보내시여 오리기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주시고 가금업의 첫걸음을 뗀 공장에 종자오리알을 보내주시는 조치도 취해주시였다.

위대한 사랑의 력사를 더듬으며 마음속으로 시를 읊어가는 송영숙의 마음은 쩌릿이 젖어들었다. 이제라도 귀를 기울이면 노을이 불타는 저 하늘가에서 금시라도 그날의 군용비행기의 우렁찬 동음이 울려올듯 싶었다.

그의 마음은 어느덧 전승의 축포가 오른 이 강산에 복구건설의 힘찬 노래소리 울려퍼지던 1953년 가을의 이른새벽으로 달음쳐갔다.…

그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갈대만 무성한 진펄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이 호수가를 찾아주시였다. 미국놈들의 함포사격으로 여기저기 벌둥지처럼 파헤쳐지고 비릿한 감탕내만 풍기는 호수가의 전경을 아프신 마음으로 둘러보시던 수령님께서는 몸소 쪽배에 오르시였다.

호수가 한가운데 이르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이른새벽 가을날의 차디찬 물속에 손을 잠그시고 미끌미끌 물때오른 수초를 건져보시였다.

그러시고는 수초며 물고기, 조개를 비롯한 자연먹이원천이 풍부한 이 호수가에 미국놈들 보란듯이 오리바다를 펼쳐놓자고 뜨겁게 말씀하시였다.

호수가에 남기신 어버이수령님의 인민사랑의 그 자욱, 위대한 어버이의 불멸의 그 자욱은 진정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었다.


바람세찬 봄날에도

뙤약볕 쏟아지는 한여름에도 오시여

사양관리 기업관리…

천가지 만가지를 다 배워주시던

자애로운영상


시련의 찬바람 눈비를 다 막아주시며

사랑의 추녀를 얹어주신 공장에서

고기와 알이 쏟아지던 때엔

너무도 기쁘시여 오신 길 또 오시던

인민의 어버이


살진 오리를 저울에 달아보시며

집집에 차례질

그 행복의 무게를 가늠해보시며

오리훈제며 오리알가공방법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주시였나니


우리 잊을수 있으랴

몸소 저택에서 한알두알 오리알을 절구시여

공장에 견본품으로 보내주신 그 사랑을


한밤중에 전화를 거시여

증산목표와 먹이해결방도까지 세워주신

어버이수령님의 그 은정을!


시의 구절구절에 마음을 따라세우며 조용히 읊어가던 송영숙은 북받쳐오르는 격정에 못이겨 흐느끼듯 어깨를 떨었다. 그는 자꾸만 흐려지는 눈길로 노을빛에 붉게 물든 호수가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어느덧 그의 눈길은 공장으로 옮겨지였다.

어버이수령님의 인민사랑의 그 길을 이으시여 새 세기에 두차례나 공장을 찾아주신 위대한 장군님!

인민들에게 더 많은 고기를 먹이기 위해서는 천만금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며 귀중한 자금도 배려해주시고 현대화의 휘황한 앞날도 펼쳐주신 위대한 장군님의 현명한 령도아래 자력갱생의 본보기공장으로 위용떨치는 자랑많은 공장이다.

백두산절세위인들의 불멸의 자욱자욱을 숭엄한 마음으로 더듬어가던 송영숙의 귀전에는 또다시 지난밤 남편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여보! 난 당신이 자기의 명예나 발전보다 나라의 부강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일군이 되길 바라오.

조국의 부강발전속에 개인의 발전도 있는게 아니겠소.…》

송영숙의 가슴은 또다시 쿵쿵 높뛰였다.

그 말은 남편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말씀이기도 하였다.

생을 주고 키워준 어머니조국을 위해, 목숨보다 귀중한 내 나라, 내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해 자기의 모든것을 다 바쳐야 한다는 소중한 그말을 송영숙은 오래도록 새겨보고 또 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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