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 회


제 9 장


2


강철민은 열어놓은 출입문을 통해 멀리 운무에 싸인 들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 텔레비죤이며 록화기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이 무질서하게 놓여있었다. 휴가를 받고 여기 삼촌네 집에 내려와 이렇게 온 동네의 고장난 전자제품들을 수리해주고있는것이였다.

사실 림봉숙국장이 흐름선문제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물었을 때 지배인을 지지하고싶었던 그였다. 하지만 공장의 콤퓨터를 마사먹고 한경철의 프로그람을 통채로 지워버렸으며 그통에 앞이발이 빠져나가 꼴불견이 되여버린 자기가 한심해나 차마 입을 벌릴수가 없었던 그였다. 말썽많던 강철민의 앞이발은 콤퓨터를 떨궈버리고 당황해서 덤비다가 땅바닥에 떨어져 숱한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바람에 말이 새서 우습게 들렸다. 가뜩이나 죄의식과 모멸감으로 머리를 못 쳐들던 강철민은 스스로도 부끄럽고 참혹해나 모든데서 그저 입을 꾹 다물고만것이였다. 하지만 한경철의 콤퓨터를 망쳐먹은 그날밤 강철민은 사방압착기의 동작을 전자회로적으로 완전히 파악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사방압착기의 종합조종단을 아예 떼버리고 거기에 우리 식으로 집적회로를 구성하여 만들어 붙이면 사방압착기를 움직이게 할수 있다는 새로운 착상을 하게 되였다. 결국 회사측이 만든 뇌수를 떼버리고 우리 식의 뇌수를 새로 만들어 붙이는 격이였다. 그는 자기가 생각해낸 종합조종단집적회로방식에 대해 최현민에게라도 알려주리라 마음먹었다. 자기대신 최현민이 사방압착기를 살려내기를 바라서였다. 자기 착상을 다시금 회로도로 그렸다. 그러나 강철민이 그것을 바람이 새는듯 한 소리로 두서없이 이야기했을 때 최현민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니 한마디로 우리가 이 전기고대와 기판, 부속품들을 가지고 집적회로를 만든다는거겠지?》

그가 하도 어이없는듯 한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주눅이 들었던 강철민은 얼굴이 뻘겋게 되여 아무 말도 못했다.

《철민이, 이게 뭐 중학교 실습시간에 만들어보던 라지온줄 알아?》

최현민은 또 소리를 내여 웃었다.

《어쨌든 네 심정을 리해해. 뭔가 인상을 개선해야겠지. 하지만 지금 같애선 그 말을 둬배 보태서 들고 가도 지배인을 납득시킬것 같지못해. 이번엔 또 사방압착기를 구워먹지 않겠는가 하구 걱정할지 몰라. 아, 라지오몇개 만들만 한 원가로 종합조종단을 만들어낸다는게 말이 돼?》

최현민은 또다시 웃었다. 강철민은 굳어진듯 서서 숨만 급하게 톺았다. 최현민이 좀 너무하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알겠어. 그러니 동문 여전히 자기 견해를 고집하겠다 이거로구만. 그건 그거구 난 지금 동무가 이런데 신경을 쓸새가 없을것 같은데… 콤퓨터가 깨져나갔으니 변상이야 해야지. 회계과에서 동물 찾는데 어서 가보라구.》

강철민은 모욕감과 수치감을 느끼며 최현민의 방을 나오고말았다. 방을 나와 마당가에 멍하니 섰다. 허무하고 구슬펐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고 이렇게 아무에게도 쓸모없는 존재로 되여버린것이 자기자신인것이다. 그는 봄볕이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디론가 훨훨 날아서 가버리고싶은 충동에 시달렸다. 그 충동에 져버린 그는 저도 모르게 로동과에 들어가 휴가를 신청했다. 어깨를 떨구고 오토바이도 내버려둔채 터벌터벌 공장정문을 나섰다. 하지만 정문을 나서는 순간 그는 별안간 설음에 목이 메였다. 저도 모르게 멈춰서서 재봉직장의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거기에서 일을 하고있을 옥림의 모습을 생각했다. 이 순간 왜서인지 그에게 도움을 호소하고싶었다. 그만은 자기를 리해해줄것만 같았다. 강철민은 알수 없는 충동으로 자기가 찾아낸 회로방식을 그린 종이장을 옥림에게 전해달라고 그의 동창생처녀에게 맡겼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군채 천천히 공장정문을 나섰다.

그렇게 여기 삼촌네 집으로 온 강철민이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공장생각이 못 견디게 났다. 가슴이 답답했다. 괴롭고 허무했다.

강철민,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문득 그는 자기앞의 텔레비죤에 한마리의 닭이 오똑하니 올라가 서있는것을 보았다. 마당의 창고에 작업실을 벌려놓았으니 닭이 들어온것이였다. 들어와서는 텔레비죤 꼭대기우에 올라가 한발을 들고 난딱 서있다. 아마 거기가 자기 덕대처럼 여겨지는 모양이다. 어이없고 허무해서 그 닭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득 그 닭이 한발로 선채 몸을 움쭉거리더니 붉은 똥을 쭉 내갈겼다. 어지러운 똥이 강철민의 앞에 널렸다. 강철민은 성이 나서 손에 든 전기고대를 휘둘렀다. 닭이 요란스러운 소리를 지르며 날아가버렸다.

강철민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불이 이는것 같은 눈으로 그 모든것을 휘둘러보았다. 강철민, 정말 이렇게 살테냐? 그는 손을 홱 내리그었다.

《에잇!》

강철민은 와락와락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얼마후 그는 공장으로 가는 큰길에 나섰다. 이미 뻐스는 떠나고 없었다. 그는 걸어서 가리라 결심했다. 여기서 공장까지는 백리길이 넘는다. 그는 씨엉씨엉 걸었다. 문득 그는 자기 앞쪽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부름소리를 들었다.

《오빠!》

철민은 우뚝 서버렸다. 그 순간 자기앞 길건너편에 서있는 옥림을 보았다. 그는 자기가 꿈을 꾸는게 아닌가싶어 눈을 뚜부럭거리며 멍하니 서있었다. 하지만 먼지가 오른듯 한 모습으로 자기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서있는 처녀는 분명 옥림이였다. 강철민은 얼없이 불렀다.

《옥림이, 너 옥림이가 아니니?》

《오빠!》

그들은 서로가 달려와 손을 맞잡았다. 서로 손을 꽉 잡고 막 흔들었다. 옥림의 눈에 이슬이 고였다.

동창생을 통해 철민이 전해온 종이장을 받았을 때 옥림은 의아해졌었다. 알지 못할 기호와 자호들이 그려진 회로도 같은것을 왜 자기에게 보냈는지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알길없는 모욕감이 갈마들기도 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가 한경철의 콤퓨터를 아예 못쓰게 만들어버렸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고 격분했으며 허무해지기까지 했던 옥림이였다. 하지만 그가 공장에서 사라져버리고 그가 자기에게 보내온 종이장만이 남게 되였을 때 옥림은 강철민이 자기에게 무엇인가를 호소하고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더 참지 못하고 지배인을 찾아갔다. 그 종이장을 보여주며 자기의 심정을 이야기하였다.

《지배인동지, 이건 철민오빠가 괴로워하고있고 무엇인가를 할수 있다는것을 말하는겁니다. 도와주십시오! 그 오빤 나쁜 오빠가 아닙니다!》

지배인은 종이장을 손에 들고 옥림의 얼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문득 일어나 그에게 다가오더니 그를 이끌어 자기가 앉았던 의자에 앉혔다. 옥림이 놀라 일어서려 했으나 그는 그대로 의자에 옥림을 눌러앉혔다. 그의 등뒤에서 어깨를 꼭 잡아준채로 조용히 말했다.

《옥림아, 용쿠나! 네가 나보다 낫다.》

《지배인동지!》

《너같이 깨끗하고 열렬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구 일을 대했더라면 우린 벌써 수지운동신을 해냈을게다. 난 막 부끄럽구나.》

《지배인동지!》

김윤화는 옥림을 그 자리에 앉히고 공장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었다. 공장의 형편과 힘겨움을 솔직히 다 말해주었다.

《옥림아, 진짜 시는 로동과 생활속에 있다고 했더구나. 넌 진짜 시인이다. 그런 마음으로 철민이를 버리지 말고 도와줘라. 깨끗한 사랑으로 택한 인간들을 끝까지 사랑하구 네 시처럼 완성해주렴.》

《지배인동지!》

옥림은 강철민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다. 더우기 며칠후에는 강철민의 아버지 강근엽기자의 생일이였다. 아들이 없이 괴로와하며 생일을 보낼 옛 스승의 일을 외면할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옥림은 자리를 차고 일어나 철민을 찾아온것이였다. 마음이 급해 뻐스를 기다리지 못하고 백리길을 걸어서 떠났다. 처음 걸어보는 먼길에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도중식사마저 생각하지 못하고 떠난 길이라 허기져서 걸을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강철민을 만난것이였다.

송옥림은 울고싶은 심정으로 철민의 손을 잡고 흔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자기들이 길가에서 눈물이라도 흘릴것만 같은 얼굴로 그냥 손들을 잡아흔들고있다는것을 알지 못한채 서있었다.

《오빠, 어쩌면 그럴수 있어요?》

《옥림아!》

강철민은 목메여 불렀다.

《산을 떠옮기래도 옮길 오빠가 고만 한 곡절을 못이겨서 도망을 쳤나요? 왜 에잇소리를 지르며 일어설 생각을 못해요, 예?!》

강철민은 고개를 푹 떨구었다. 자기가 울어버릴가봐 겁이 났다.

《가자요, 오빠! 집에 가자요! 공장에 정 안 가겠다면 집에라도 가야 해요. 며칠 있으면 선생님의 생일이 아니나요. 난 선생님이 불효자식을 둔 가슴아픔에 잠 못 들가봐 참을수 없어요.》

《옥림아!》

강철민의 두볼로 끝내 굵다란 눈물방울이 흘러내리고야말았다.…

그들은 나란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옥림은 걸어가며 강철민에게 지배인이 하던 말을 전해주었다.

《오빠, 난 이 세상에서 오빠를 제일 믿어준 사람이 다름아닌 지배인동지라고 생각돼요. 아버지도 잘 믿지 않은 오빠의 재능을 지배인동지는 믿어주구 온 공장앞에 내세워주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도망쳐와야 하나요? 이 세상에 나쁜 일 나쁜 일 해두 믿음을 배반한것처럼 나쁘구 어리석은 일은 없다구봐요.》

강철민은 선생앞에 선 학생마냥 주눅이 든 심정으로 아무 말도 못한채 그의 옆에서 걸어갔다.

《오빠, 지배인동지는 사랑으로 택한 인간들을 끝까지 사랑하구 시처럼 완성해야 한다고 했어요. 난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해요. 오빠, 자기 가슴을 사랑으로 꽉 채우고 그 사랑으로 모든걸 해봐요. 그럼 오빤 힘을 가지게 될거예요.》

처녀는 저도 모르게 자기 아버지를 생각하며 말을 끊었다. 다름아닌 자기자신에게 말하는 심정으로 처녀는 말했다.

《공장에 대한 사랑, 아버지에 대한 사랑… 그런 깨끗한 사랑이면 못해낼게 뭐가 있겠나요? 고장난 설비들두 고칠수 있구 또 가정에서두 오빤 훌륭한 선택을 할수 있을거예요. 난 그렇게 생각해요.》

강철민은 옥림이가 아버지의 문제를 이야기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와 함께 왔던 녀인의 얼굴이 눈앞에 흘러갔다. 강철민은 거북하고 괴로운 느낌으로 말이 없이 고개를 숙인채 걸었다. 그런데 옥림이 점점 기운이 진해 비칠거리기 시작했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강철민을 겁이 나게 할만큼 우월한 처녀도 육체적인 면에서는 역시 어쩔수 없는 녀자였던것이다. 옥림이 비칠거리기 시작하자 강철민은 어쩔바를 몰라 쩔쩔맸다. 끝내 옥림은 더 걸을수가 없어 길옆에 주저앉고말았다.

《오빠, 미안해요! 난 여기서 좀 쉬다가 가겠어요. 먼저 가요.》

《그런 말은 하지도 말아.》

강철민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아니, 오빤 빨리 가야 해요. 아버지랑 지배인동지가 기다려요. 난 여기 있다가 지나가는 차라도 얻어타고 갈게요.》

옥림은 다소 덤비며 자기가 들고온 가방을 열었다. 그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들었다. 사실은 강철민이 집으로 안 가겠다고 울뚝거리면 꺼내들고 설복시키리라 마음먹고 가지고 떠난것이다.

《이건 선생님에게 드리려고 구했던거예요. 가지고 가서 선생님에게 대접해줘요.》

강철민은 받아들어 펼쳐보았다. 한마리의 살진 꿩이였다. 가슴이 찌르르해왔다. 눈물이 어릴것만 같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강철민은 말했다.

《고맙다, 옥림아! 하지만 내가 널 두고야 어떻게 혼자 가겠니? 어서 가자! 내가 널 업고가겠다.》

《어마나, 오빤 무슨 소릴…》

옥림은 질겁을 했다. 강철민의 얼굴에 노여운 빛이 어렸다.

《내가 왜 너를 업지 못한단 말이야? 넌 내 동생이야.》

《오빠!》

《너부터가 날 그런 시시한 생각으로 대하니 내가 어떻게 사람들앞에 떳떳할수 있다는거니? 그만둬! 에잇, 난 돌아가고말테다!》

강철민은 팔을 휘둘러 허공을 후려치며 오던 길로 되돌아섰다.

《오빠!》

송옥림은 비명을 지르듯 웨치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쩔바를 몰라 서있었다. 그들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옥림은 자기를 다잡듯 침착하고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그럼 내가 업혀갈게요.》

그러면서도 처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옥림아!》

강철민은 가슴이 달아올라 조용히 부르짖었다. 이윽고 그는 처녀를 등에 업고 일어섰다. 숨이 죽어버린듯 꼼짝을 하지 않는 처녀를 느끼며 천천히 발걸음을 떼였다. 그 순간 강철민은 알지 못할 기쁨과 고마움으로 가슴이 찌르르해오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잔등에 얼굴을 파묻은채 꼼짝도 하지 않는 옥림에게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옥림, 시를 읊어주렴.》

처녀는 그제야 알지 못할 거북함과 민망함에서 해방된듯싶었다. 가늘게 한숨을 내쉬며 몸을 움쭉거렸다. 이윽고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길우에 처녀의 목소리가 조용조용 울리기 시작했다.


청춘이여! 당은 너를 바라본다

너의 름름한 모습을

네가 지닌 슬기와 용맹

네가 남기는 위훈의 자욱을

미더운 눈길로 지켜본다


어느 순간 강철민도 조용히 따라읊었다. 언젠가 옥림이가 그에게 주었던 학습장에 적혀졌던 시였다.


위훈도 청춘의 위훈이라면

더 은근히 어깨두드려 내세우더라

길을 헛디뎌도 청춘이 헛디뎠다면

더 괴로이 마음아파 잠 못 들더라

진정 어머니당은 너의 끌끌한 어깨너머

조국의 오늘만이 아닌

먼먼 미래의 운명까지 찾고있기에…


어두워진 길우에 그들의 목소리가 도란도란 울렸다.


오, 생의 불길이여

젊은 시절에 한껏 타오르라!

꿈도 추억도

청춘시절의것이 아름답게 하라

노래도 이야기도

청춘시절의것이 남게 하라

조국에 위대한 젊음을 준

그 시절의것이…


어느덧 크나큰 감동과 정서로 가슴이 젖어든 청춘남녀는 자기들이 목소리를 높여 소리소리 시를 읊고있다는것을 느끼지 못한채 공장으로 향한 길을 따라 걸었다. 지나가던 자동차가 업고 업히운채 가고있는 그들을 보고 멎어섰다.

강철민이 고개를 푹 떨군채 자기앞에 나타났을 때 김윤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데리고 이미 련계를 취하고있던 보철사에게로 갔다.

《이 동무예요. 멋쟁이인데 잘해주세요. 다시는 빠지지 않게.》

그가 이발을 해넣고 왔을 때 김윤화는 그를 새로 꾸린 과학기술보급실로 데리고 갔다. 그가 공장을 떠나있는 동안 김윤화는 공장에 과학기술보급실을 새로 꾸리고 국내망도 련결하였다. 과학기술보급실에 들어선 강철민은 흠칫 놀라 굳어졌다.

무엇인가를 기다리는듯 한 사려깊고도 신비한 정숙이 깃든 방. 그를 수없이 울리고 웃긴 귀중한 최신형콤퓨터들이 수십대나 나란히 앉아서 그를 올려다보고있었다.

《이젠 이게 모두 철민이, 동무것이나 같아. 아무때구 찾아와서 마음껏 콤퓨터를 리용하라구. 국내망도 련결되여있고 원격대학도 다닐수 있어.》

김윤화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우리가 경애하는 원수님의 뜻대로 이 과학기술보급실을 일찍 꾸려놨더라면 먼저번과 같은 그런 일도 없었을걸… 철민이, 어서 앉아서 콤퓨터를 해봐라.》

강철민은 목이 콱 메여 아무 말도 못한채 콤퓨터탁앞에 앉았다. 얼이 나간듯이 콤퓨터를 켜고 건반을 누르고 마우스를 움직였다. 경황없이 움직이는 그의 손등우에 이윽고 굵다란 눈물방울이 소리없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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