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 회)

 

종 장

 

다가오고있는 그것은 하나의 력사였고 화폭이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멀리서부터 한눈에 안겨오는 수령님의 존함을 향해 한걸음 또 한걸음 경건한 걸음을 옮기고계시였다.

한줄기의 산뜻한 바람이 스쳐지나며 그이의 외투자락을 가볍게 흔들었다.

판문점, 분렬의 고통을 겪고있는 이 나라 강토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이곳에 우뚝 솟아 그 박력있고 거침없는 모양새와도 같이 거세찬 파도를 일으키는듯 한 수령님의 활달하신 필체를 향해 다가가시였다.

김일성 1994. 7. 7.》

보시는 첫순간에 가슴이 쩌릿이 젖어드는 판문점의 친필비였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 조국의 통일을 위해 바쳐오신 수령님의 한생이 그 아홉글자속에 그 어떤 해설이나 주해도 필요로 하지 않는 금문자로 응축되여있었다. 장장 반세기에 걸치는 조국통일운동의 준엄한 력사가 친필비를 받친 대돌의 무게처럼 무겁게 깃들어있는 곳이였다.

수령님께서 공화국을 창건하시고 나라의 통일위업수행을 위해 로고를 바치시던 그때로부터 세월은 멀리도 흘러왔고 그 시절을 체험했던 로세대들도 이제는 우리의 곁을 하나둘 떠나가고있다. 조국해방전쟁시기 위대한 수령님의 품을 찾아 북으로 들어왔던 김규식, 조소앙을 비롯한 남조선의 통일촉진협의회의 주요인사들은 그후 평양에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를 뭇고 수령님의 자주통일로선을 실현하기 위해 변함없는 투쟁을 벌려왔다.

그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반공리념을 필생의 사명으로 내걸고 아버지인 최동오와 갈라졌던 이전 괴뢰군장성 최덕신이 공화국의 품에 안겼고 최홍희, 윤이상, 문익환을 비롯한 각계층의 수많은 애국민주인사들이 전세대의 자취를 따라 통일의 구성이신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의 품에 안겨 참다운 삶의 길을 걷게 되였다.

수령님께서 해방후 공화국력사의 첫시기에 제시하시였던 자주적인 조국통일로선은 이렇듯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에게 대를 이어가며 새로운 희망과 부푸는 통일열의를 안겨주었고 위대하신 김정일동지에 의하여 마련된 6. 15공동선언과 조국통일3대헌장의 귀중한 밑뿌리로 되였다.

판문점의 친필비를 보시며 과거의 력사를 돌이켜보시던 김정은동지께서는 일군들에게 자신의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격동을 부지중 터놓으시였다.

《우리 수령님은 정말 적들도 머리를 숙이지 않을수 없는 대성인이시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수령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에 잠겨 통일친필비를 오래도록 바라보시였다.

어제는 수령님의 뜻을 그대로 받들어 김정일동지께서 조국통일의 새 아침을 부르기 위해 찾아주시였던 발자취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 그 길을 따라 오늘은 김정은동지께서 찾아오시였다.

반세기전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고 조국통일위업수행의 강유력한 보루를 마련하시려 룡당포의 최전연진지에까지 나오시였던 수령님처럼, 선군의 보검으로 이 나라를 제국주의침략세력과 당당히 맞서싸우는 불패의 보루로 전변시켜주신 장군님처럼 적진에서 불과 몇발자국밖에 떨어지지 않은 판문점의 포장길을 주저없이 걷고계시였다.

미제와 남조선괴뢰역적들은 오늘날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쌓아올리신 위대한 수령님들의 그 업적들을 감히 비방해나서며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로골적인 중상모독행위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면서 북침핵전쟁을 가상한 《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고있었다. 이것은 인류에 대한 배반이고 평화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온 조선민족의 통일열기를 우롱하고 짓밟는 범죄행위였다. 과거의 참패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무지의 광증이였다. 바로 원쑤들의 이런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로 말미암아 우리 인민들은 아직도 분렬의 고통속에서 경제적시련까지 겪고있었다.

인민군지휘성원들이 그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이글이글한 열기가 번뜩이는 그들의 얼굴들에서 이제 당장 명령을 내린다면 남먼저 달려나가 제국주의침략세력과 동족대결에 이골이 난 반통일분자들을 단숨에 쳐부실 멸적의 결의를 읽으시였다.

판문점으로 오는 로상에서도 인민군총정치국장은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그처럼 아끼고 사랑하신 인민이 아직도 분렬의 고통을 겪게 하는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당장이라도 우리의 모든 공격수단들을 동원하여 남조선에 둥지를 틀고있는 반통일세력들을 징벌함으로써 세기를 두고 내려오는 미제의 고립압살책동을 끝장내고싶다고 울분을 토로했었다.

김정은동지께서도 그의 심정을 지지해주고싶으시였다. 세기를 두고 다져온 우리의 국력을 총과시하며 남조선은 물론 침략의 아성이고 본거지인 미국본토까지도 무자비하게 짓뭉개고싶으시였다. 그래서 만단 시련을 이겨가고있는 우리 인민들이 안팎으로 달려드는 원쑤들의 온갖 제재와 고립압살책동으로 하여 허리띠를 조여야 할 일이 다시는 없게 하고싶으시였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판문점으로 나오실 때도 그렇고 지금도 역시 아무런 말씀도 없이 걸음을 옮기시였다.

판문점의 친필비앞을 떠나신 김정은동지의 발걸음은 지금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에게 력사의 준엄한 심판장으로 되였던 정전협정조인식장으로 옮겨지고있었다.

사방이 확 트인감을 주는 넓다란 방 한가운데 쌍방의 대표들이 협정에 조인을 하던 책걸상들이 그날의 모습그대로 보존되여있었다.

1950년 6월의 그날에 38연선 전지역에 걸쳐 불의에 개시된 적들의 침공으로 하여 준엄한 조국해방전쟁이 발발했었다. 사실상 그 전쟁은 위대한 수령님의 열렬한 민족애에 의하여 마련된 민족구원, 민족통일의 전략으로 하여 궁지에 몰린 미제와 리승만괴뢰도당이 저들의 살길을 열어보려고 단말마적으로 단행한 최후의 발악이였다. 그 전쟁에서 맥아더를 비롯하여 조선반도를 통채로 저들의 식민지로 거머쥐려고 하던 미국의 한다 하는 군사가, 정치가들이 명예를 잃고 수치를 당하고 참패를 당했었다.

여기서… 바로 여기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세계적인 령장, 민족의 걸출한 위인앞에 무릎을 꿇었었다. 전쟁과 살륙으로 자기들의 첫 력사를 새기기 시작하여 전쟁으로 살이 찐 미제국주의가 자기들의 내리막길이 처음으로 시작되였다는것을 인정하는 도장을 찍었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정전협정조인식장의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시며 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전쟁이 발발하던 6월 25일의 전야까지도 나라의 자주적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고심하시였습니다. 위대한 성인의 드넓은 아량과 포옹력, 뜨거운 민족애가 미제와 리승만괴뢰도당에게는 잔명을 부지할수 없게 하는 가장 무시무시한 위협으로 되였습니다. 그때 수령님의 어깨우에 얹어졌던 무거운 짐을 우리 장군님께서 한생동안 안고 전선길을 헤쳐오시였습니다. 왜 그러시였겠습니까? 수령님께서 창건하신 우리 조국이 온 민족이 공감하고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통일의 보루, 세계평화의 보루로 오늘도 래일도 영원히 빛을 뿌리게 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내가 오늘 판문점에 나온것도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이며 동족간의 대결이 아니라 조국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1950년도의 우리 수령님처럼, 1990년대의 우리 장군님처럼 마지막까지 전쟁을 방지하고 나라를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통일하기 위하여 노력할것입니다. 바로 이 길만이 조선민족의 장래와 세계인민들의 안전을 위한 가장 옳바른 길이기때문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서 위대한 수령님께서 내놓으시고 위대한 장군님께서 견지하여오신 자주적인 조국통일로선과 방략들을 일관하게 틀어쥐고나갈것입니다.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지니시였던 드넓은 포옹력과 아량을 그대로 체현하고 투쟁할것입니다.》

일군들은 경건한 감정에 휩싸여 김정은동지의 모습을 우러르고있었다.

《우리의 이 인내성있는 노력과 아량에 대하여 미제와 남조선의 분렬세력들이 6월 25일의 그날처럼 무분별한 전쟁도발행위로 대답할수도 있을것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조인식장의 책상을 두드리시였다.

《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우리는 두려울것이 없습니다. 정의의 통일위업수행에 공감하고있는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가 있는 한, 조국통일과 민족수호의 굳건한 보루로 일떠선 우리 공화국이 있는 한 우리는 어느때나 반드시 승리할것입니다. 반세기전의 전쟁이 남의 나라에 대한 식민지략탈을 본업으로 하고있던 미제의 내리막길의 시초를 열어놓았다면 오늘의 전쟁은 미제국주의라는 민족분렬의 원흉을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쓸어버리고 이 세상에서 자기의 권력지반을 위해 동족을 희생시키려는 온갖 반민족적인것들을 멸망시키는 최후의 결전으로 될것입니다. 그때에는 여기서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자도, 이 조인식장까지 제발로 걸어나타날수 있는자도 존재할수 없을것입니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전쟁의 원흉, 국토분렬의 원흉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수령님께서 천명하신 자주적인 조국통일로선에 기초하여 우리 민족의 숙원인 조국의 통일을 반드시… 반드시 이룩하고야말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조선만이 아닌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우리의 힘으로 지켜내고야말것입니다. 우리에겐 바로 그런 힘이 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김정은동지께서는 격동에 잠겨 가까이 다가드는 일군들의 어깨를 한사람한사람 잡아주시였다.

판문각에 오르신 그이께서 드신 쌍안경안으로 적들의 보초가 서있는 망루며 분계선남쪽의 연연한 산발들이 확대되여 안겨들었다. 피어린 전쟁의 력사, 투쟁의 력사가 비껴있는 땅, 그 땅이 그이를 우러르며 가까이, 더 가까이 안겨들고있었다.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으며 래일에도 존재할 이 땅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것인가?

그렇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나라의 지정학적위치에는 변함이 없다. 유라시아대륙의 첫 기슭에 자리잡고있는것으로 하여 대국들의 각축전장으로, 노란자위의 먹이감으로 항시적인 위협속에 살아온 약소민족의 력사는 공화국창건의 첫 기슭과 함께 그때 벌써 끝장이 났었다. 우리 조국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령도밑에 세상사람들의 동경과 선망, 기대와 희망의 상징으로, 인류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강철의 보루로 세계의 한복판에 우뚝 올라섰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조선만이 아닌 세계평화의 보루를 자신과 함께 지켜선 판문점 초병들을 가까이로 부르시였다. 부르시여 기념사진을 찍으시였다.

맑게 개인 초봄의 하늘이다. 하늘가에 빛나는 태양아래에서 통일친필비의 상공을 하얀 비둘기떼가 날아예고있었다.

김정은동지께서 손채양을 하시고 비둘기들이 날아예는 모습을 바라보신다. 그 하늘을 통해 미래에 다가올 조선의 모습을 보고계신다. 분렬의 콩크리트장벽이 허물어져나가고 분계선의 철조망들이 쪼각쪼각 뜯기워 사라진다.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대결의 광증을 일으키던 호전광들이 지구밖으로 쫓겨나가고 북과 남의 겨레가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환호성을 터뜨린다.

바로 그 미래를 위해 김정은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그러하시였던것처럼 자신의 한생을 깡그리 다 바치실 결의를 다지시였다.

판문점으로 오시며 조용히 불러보시던 노래의 구절들이 마음속에 떠오른다.

 

전사는 품고산다네 가슴속 깊은 곳에

소중히 안아 지킨 조국을 조국을

 

《조국을…》하고 그이께서는 그 노래의 마지막구절을 입속으로 뇌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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