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회)

 

제 4 장

13

 

1949년의 새해가 밝아왔다. 새해에 들어서면서부터 김일성동지의 집무실은 쉴새없이 찾아오는 일군들로 더욱더 붐비였고 줄느런히 설치된 여러대의 전화기들도 만가동하였다. 정준택국가계획위원장같은 사람은 얼마후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하게 될 1949년―1950년의 2개년인민경제계획초안작성사업과 관련하여 매일이다싶이 찾아와 그이의 가르치심을 받군 하였다. 김책은 또 김책대로 그이께서 관심하고계시는 성진제강소의 원철로처리문제때문에 전화로 그이의 가르치심을 자주 받군 하였다. 왜놈들이 조선로동자들을 혹사시키던 성진제강소의 원철로를 하루빨리 없애버리고 그곳 로동계급의 로동조건을 개선시켜주는것은 그이께서 자못 중요한 의의를 부여하고 내밀고계시는 사업이였다. 그러나 이 모든 바쁜 일들중에서도 그이께서 심혈을 기울이며 가장 관심하고계시는것은 새해벽두부터 더욱더 로골화되고있는 적들의 무장도발책동이였다.

오늘도 아침부터 내무성의 박일우내무상이 방학세와 함께 찾아와 전쟁의 전주곡과 같은 보고자료들을 한참이나 렬거하다가 돌아갔다. 그래서 그이께서는 부관을 시켜 커다란 군용지도까지 책상우에 펼쳐놓도록 하시고 38도선주변의 심상치 않은 정황에 대하여 돌이켜보고계시였다.

각이한 기하학적곡선들이 뒤엉킨 지도에 시선을 주시니 박일우와 방학세가 제각기 보고드렸던 문제들이 량익측에서 교차화력으로 쏘아대는 기관총소리처럼 그이의 귀전에서 동시에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경비국이 종합한 자료를 보면 38연선지역의 제1경비려단, 제3경비려단 방어구역들에서 정초부터 적들의 도발행위가 끊임없이 감행되고있습니다.》

《황해도 해주시에서 반동놈들의 대규모적인 공세가 예견되고있습니다.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그 공세는 가까운 앞날에 인차 있을것으로 보아집니다. 벌써 시내깊숙이 뻗쳐들어온 적들의 마수에 걸려들어 수양녀자고급중학교의 한 녀학생은 뭣모르고 놈들의 비밀조직에까지 가담했다가 뒤늦게야 제 잘못을 깨닫고 현지의 내무기관에 자수를 해왔습니다.》

그이께서는 방학세와 박일우가 보고를 하며 문서장들을 벌컥거리던 소리와 거칠게 내쉬던 숨소리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계시였다. 내무상은 올해에 들어와 진행된 적들의 첫 도발행위가 1월 2일 11시 황해도 벽성군 대거면 은동리경비초소에서 발생하였다고 하면서 그곳에서 괴뢰경찰대놈들이 마구 란사한 총탄에 맞아 아군 경비대원 한명이 부상을 입었다는것을 보고드렸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적들의 공개적인 무장도발행위에 대한 소식과 함께 방학세가 보고하던 해주시안의 정세에 대하여서도 깊은 주의를 가지고 들으시였었다. 지금 그이께서는 그들의 보고자료들을 한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상기해내고계시였다.

《수양녀자고급중학교 학생 석반월의 진술에 기초하여 우리가 알아본데 의하면 최근 개성주둔 미첩보기관에 정보교관으로 채용된 이전 일본군 특무부 장교 니시다 고바가 개성에 있는 〈대한감찰부〉 지부에 자주 나타나 거기에 고용되여있는 특무들을 여러차례 만나고 비밀리에 특수훈련을 주고있다는것입니다.》

그이께서는 책상구석의 철필통에서 색연필을 집어드시였다. 붉은색의 선분이 지도우의 38도선을 가로질러가고 형체가 뚜렷하지 못한 무정형모양의 벽성과 개성의 경계선들에 각기 또렷한 동그라미를 그려넣으시였다.

이어 그이의 시선은 강원도 양구군과 황해도 해주시에로 서서히 옮겨지시였다.

박일우는 1월 3일과 4일에 강원도 양구군에서 또다시 발생한 괴뢰경찰들의 무장도발행위를 비롯하여 오늘까지 단 하루도 번지지 않고 계속된 괴뢰경찰대와 괴뢰군, 미제침략군의 무장도발행위에 대하여 자상하게 렬거하였고 방학세는 황해도내무부에서 장악한 석반월이라는 녀학생을 통하여 입수한 괴뢰세력의 음모에 대하여 더 구체적으로 보고드리였었다.

《우리는 그 녀학생이 쥐여준 실머리를 물고들어가 〈대한감찰부〉개성지부에서 특수훈련을 받고있는자들에 대한 자료도 수집했습니다. 그들중 한놈은 해방전 〈관동군〉 145부대에서 오장을 지냈고 해방후고향인 해주지방에 리력을 기만하고 기여들어 해주일보사 기자로 있으면서 반혁명적대행위를 감행하다가 꼬리가 드러나 월남도주한자입니다. 바로 이자가 며칠전에 청단을 거쳐 38도선을 은밀히 넘어와 해주시에 있는 착취계급의 잔여분자들을 그러모으고 석반월을 비롯한 수양녀자중학교와 사범전문학교의 일부 건전치 못한 청년들까지 꾀여내여 이번 폭동거사에서 돌격대로 써먹으려고 책동하고있습니다.》

계속하여 방학세는 이번 해주사건을 지휘하고있는 《대한감찰부》라는것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파괴 음모를 목적으로 한 테로단체이며 그 직접적조직자이며 지휘자가 바로 괴뢰국무총리 겸 국방장관이라는것을 특별히 강조하여 보고하고 수양녀자고급중학교 학생 석반월이 자기가 알고있는 시내 반동분자들의 이름을 내무기관에 고스란히 터놓았다는데 대하여서도 말씀올렸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색연필을 지도우에 내려놓고 허리를 펴시였다. 박일우와 방학세가 보고했던 그 모든 지역들에 붉은 동그라미를 그려넣으니 하나의 가는 선으로 표시됐던 38도선일대가 온통 붉은 동그라미들로 뒤덮이고 겹쳐졌다.

그것을 한참동안 내려다보시느라니 더 앉아있기가 괴로와지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서기가 들어와 중국전선형편과 관련한 문건들을 그이의 책상우에 가져다놓았다.

그러니 또 이웃나라의 동족상쟁에 관한 문건이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집무실에 두툼하게 쌓여지는 문건들중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있는것이 바로 있어서는 안될 분렬과 상쟁에 대한 이런 자료들이였다.

2차대전이 끝나고 온 세계가 창조와 건설의 동음만을 울리고있는 이때 그이의 집무실로는 38도선의 총성과 중국전장의 포연이 밀려들고있는것이였다.

《알겠소. 돌아가보오.》

그러나 그이께서는 그것을 당장 읽어보실수가 없으시였다. 오늘 그이께서는 새로운 도를 신설할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평안북도의 6개군 책임일군들과 협의회를 진행하기로 하시였는데 그 시간이 가까와왔던것이다.

새로운 도를 신설하는 문제는 그이께서 오래전부터 생각하고계시는 문제였다.

오늘 그이께서 평양으로 부른 일군들이 사업하고있는 강계, 희천, 자성, 위원, 후창, 초산들은 행정적으로는 평안북도에 속해있었지만 지리적으로 보면 도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져있다나니 해방후부터 지금까지 지역의 경제문화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수립과 집행에서 적지 않은 불편을 조성하고있었다.

그리하여 그이께서는 이 6개의 군들을 분리하여 새로운 도를 신설하도록 하고 오늘 협의회에서 신설되는 도의 이름도 정식으로 선포하실 생각이시였다. 주요 군소재지들의 첫자이름을 따서 도의 이름을 붙여오던 전통을 고려하여 강계군과 자성군의 첫자를 붙여 《자강도》라고 부르기로 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협의회부터 먼저 진행하기로 하고 문건을 한쪽구석에 옮겨놓으시였다. 서둘러야 하시였다. 저녁에는 또 우리 나라에 주재하는 초대쏘련대사로 임명되여온 쓰띠꼬브를 접견해주기로 하시였는데 자칫하면 하루종일 문건 몇페지 들여다볼 짬도 낼수 없을수 있으시였다.

 

x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거리는 일터에서 퇴근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흥성거리기 시작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책가방을 방구석에 내던지고 부모들 몰래 빠져나와 숨박곡질과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는 시간이였다. 주부들이 알뜰한 저녁상을 마련해놓고 일터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기다리고있는, 청춘남녀들이 사랑의 흥분에 겨워 능수버들 우거진 유보도에서 애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이였다. 태양마저 로동의 하루에 쌓인 피로를 가시기 위해 붉은 면사포를 쓰고 서산에 내려앉는 시간, 바로 이러한 시간도 김일성동지께는 하루일과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때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지금 쓰띠꼬브를 기다리시며 중국정세와 관련한 문건을 보고계시였다.

첫장에는 1948년 가을부터 시작된 료심, 회해작전들에서 국민당반동군대에 섬멸적인 타격을 가하는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동북의 조선인부대들의 공훈에 대한 자료가 수록되여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해방직후 중국에서 장개석에 의하여 내란이 발발한 때로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형편에서도 수많은 물자들과 인원들을 보내주어 싸우는 중국인민을 지원해주시였고 한달전에 있은 료심작전때에는 몸소 금주와 장춘해방전투에 대한 작전안까지 세워주시며 사심없는 방조를 주시였었다.

문건에는 조중인민의 드세찬 반격으로 곤경에 처한 장개석이 새해에 들어서면서 별수없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내란을 중지하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담판을 진행할것을 제의해왔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장개석은 쏘련, 미국, 영국, 프랑스정부들이 이 화평담판의 중개역을 수행해줄것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이미 중국전선에서 주도권이 모택동을 위시한 중국공산당측으로 넘어갔다는것을 말해주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동안 걸상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시고 눈을 감으신채 박락권을 비롯하여 중국전선에서 피흘리며 싸운 전우들의 모습을 한사람한사람 그려보시였다.

며칠전에 그간의 사업정형을 보고하기 위해 동북에서 들어왔던 림춘추가 조국에 남아있게 해달라고 하는것을 아프신 심정으로 거절하시던 일이 떠오르시였다. 지금 조선에서도 리승만의 민족분렬책동으로 하여 전쟁의 위협이 더 짙어가고있는것만은 사실이였으나 눈앞에 닥친 난관만 생각하면서 근시안적으로 사고하는것은 혁명가의 태도가 아니라고 보시였던것이다. 그것은 중국동지들과의 도덕의리적견지에서 보나, 조선혁명의 전략적리익의 견지에서 보나 옳은 처사로 될수 없었다. 우리의 린방에서 하루빨리 내전을 끝장내고 통일되고 강력한 민주주의나라가 일떠서는것은 중국전선에 있는 조선인 몇개 사단을 데려오는것보다 비할바없이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것이였다.

문이 열리고 서기의 안내를 받으며 장대한 체구의 한사람이 들어섰다.

문건우에서 시선을 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처음 사복을 입은 쓰띠꼬브의 모습을 인차 알아보지 못하시였다.

북반부에 주둔한 쏘련군의 전권대표로서 쏘미공동위원회사업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늘 장령의 군복을 입고 그이와 동행하군 하던 쓰띠꼬브였기때문에 어쩐지 사복차림이 어울려보이지 않으시였던것이다. 군사가인 쓰띠꼬브에게 사복을 입혀 이 조선땅에 파견한것을 보면 지금 쓰딸린도 조선땅에 조성되고있는 정세를 두고 몹시 우려하고있는것이 분명했다.

쓰띠꼬브도 쓰딸린의 이러한 의도를 짐작하고있는듯 했다. 그는 김일성동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나서 그이께서 권하시는 자리에 앉으며 장기를 둘 때 훈수군의 눈이 형세를 더 잘 본다는것이 우연한 소리가 아니더라고 그 무슨 새로운 진리라도 찾은듯이 말씀드리였다. 그리고나서 자기가 평양에 있을 때에는 다 느끼지 못했던 많은것을 평양을 떠나간 후에 느끼게 되였다고 반롱조로 덧붙여 말씀드렸다.

《객관의 눈으로 볼 때에도 조선반도정세는 지금 더 긴장해지고있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조선반도의 통일문제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더 부각되고있습니다. 통보에 의하면 유엔3차총회에서 우리 나라 대표가 개최초기에 제기했던 핵무기생산금지와 무력의 축감문제가 토의과정에 미국의 방해책동으로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자기의 핵독점을 어떻게 하나 포기하려 하지 않고있습니다. 이런 경우 세계는 미국의 지휘봉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미국의 의지에 따라 어느 나라이든지 전쟁에 말려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쏘련을 비롯한 민주진영국가들이 한시바삐 미국의 핵독점에 맞서싸울수 있는 강력한 힘을 소유하여야 하는데 그러자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국동지들의 형편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니 이제 조선에서 북남간의 분렬과 대결구도가 격화되고 더 나아가서 내란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세계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것입니다. 왜냐하면 조선에서의 전쟁은 곧 미국의 합법적참전을 의미하는것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조선에서의 통일보다 분렬을 원하는것이고 평화보다 전쟁을 더 바라는것입니다. 쏘련을 공격하자고 해도 그렇고 장개석을 지원하자고 해도 그렇고 그들에게는 북조선이 자기 목에 걸린 가시와 같은 존재로 여겨질것입니다. 장개석도 자기대로의 위기를 절감하고 중국공산당에 내란을 중지하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담판을 진행할것을 요청해왔습니다.》

《나도 알고있습니다. 장개석은 그 화평담판에 쏘련과 미국, 영국, 프랑스정부들이 나서서 중개역을 수행해달라고 호소했다고 하더군요. 그래 이 문제와 관련하여 쏘련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할것 같습니까?》

《글쎄… 슈베르니크상임위원장이나 몰로또브부수상의 생각이 어떻겠는지. 제 개인적인 의사를 밝힌다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려해볼 때 쏘련정부가 그 화평담판에 나설 필요가 없을것 같습니다.》

《아마 쓰딸린동지도 중국에 대한 내정불간섭의 원칙에서도 그렇고 현재 중국공산당의 형편을 보아서도 장개석이 연출하는 그런 서푼짜리 연극의 단역으로 등장하는건 바라지 않을것입니다.》

문득 김일성동지께서는 새삼스럽게 놀라시며 서둘러 쓰띠꼬브에게 웃음을 지어보이시였다.

《허, 이런 참. 만나자바람으로 사업이야기를 하다나니 객지생활을 해야 할 쓰띠꼬브동지의 숙식조건같은것도 물어보지 못했군요.》

김일성동지, 저는 괜찮습니다. 사실 제가 대사로 파견되여오긴 했지만 이젠 이전처럼 김일성동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차례지지 않을것 같은데…》

《그건 옳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사업이 사업이니만치 앞으로는 함께 다닐 기회가 많이 차례지지 않을수 있습니다.》

그이의 말씀까지 듣고나니 어지간히 조바심이 생긴듯 쓰띠꼬브는 서둘러 방금 나누던 이야기의 재개를 요구하는 의미에서 문의하였다.

《모택동동지가 그 담판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보일것 같은지 김일성동지의 견해를 듣고싶습니다.》

《그 문제는 더 명백하다고 봅니다. 바로 어제 아침 중국공산당은 중국인민해방군에 의하여 단행된 회해작전을 승리적으로 결속하고 이번 작전에서 60여만의 국민당군대를 섬멸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쏘련사람들도 히틀러가 방공호에서 자살하고 베를린국회의사당을 가까이 바라볼 정도로 승리가 박두했을 때 도이췰란드군이 제기한 정전담판에 대하여 오직 무조건 항복이라는 요구조건만을 접수한다면서 거절했댔지요. 지금 중국전장의 형세를 그때와 비길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공산당의 100만정예무력이 천진과 북평을 비롯한 주요도시들을 완전히 포위하고있고 장개석은 가까운 앞날에 남경과 상해는 물론 중국본토에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쫓겨날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장개석은 력량을 유지하고 재편성할 시간적여유를 얻고 그 기회에 미국의 군사적후원을 더 받아 중국공산당을 공격할수 있는 유력한 준비를 갖추기 위해 별수없이 이런 평화교섭놀음을 벌려놓은것입니다. 중국공산당이나 쏘련의 지도부가 장개석의 이 연극에 말려들면 평화가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전쟁의 불도가니속에 빠져들것입니다. 북남이 분렬되여있는 우리 나라를 보십시오. 그래 이것을 두고 과연 평화라고 부를수 있겠습니까.》

쓰띠꼬브는 그이의 말씀을 가슴에 쪼아박듯이 고개를 연신 끄덕이다가 별안간 《허…》하고 웃음인지 감탄사인지 모를 외마디소리를 내뱉았다.

김일성동지, 제 진심으로 말씀드리는건데 김일성동지와 이야기를 나누면 무엇인가 알듯말듯 하면서 석연치 않게 느껴지던 문제들도 선명하게 안겨들군 합니다. 그래서 아마 쓰딸린동지도 김일성동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것을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지금 쏘련의 배후라고 할수 있는 동북아시아정세때문에 쓰딸린동지가 김일성동지와의 상봉을 무척 기다리고계십니다. 될수록이면 빠른 시일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해주실것을 김일성동지께 요청하시였습니다.》

《나도 쓰딸린동지를 만나본지가 오래되였습니다. 가급적으로 빠른 시일안에 쏘련에 가서 쓰딸린동지를 만나볼 생각입니다.》

《그땐 제가 대사의 자격으로 동행하면서 김일성동지의 시중을 마음껏 들수 있겠군요.》

쓰띠꼬브는 그이를 향해 유쾌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다가 인차 심드렁한 기색을 지었다. 웬일인지 그는 방금전과는 달리 무척 조심스러운 태도로 한동안 잠자코있다가 최근 38도선정세에 대하여 물었다.

그가 38도선문제를 몹시도 힘겹게 입에 올린것은 조선반도가 북위 38도선을 경계선으로 둘로 갈라지게 된것이 일제패망직후 일본군에 대한 무장해제책임분담선이라는것을 구실로 조선을 둘로 갈라놓으려고 한 미국의 발기에 무책임적으로 동의를 준 쏘련측의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쓰띠꼬브가 이미전부터 그러한 죄책감을 늘 가슴한구석에 얹어놓고있다는것을 잘 알고계시였기때문에 그앞에서 38도선의 출생동기같은것을 새삼스럽게 따져보신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가 쏘련정부가 조선에 파견한 전권대표로서 38도선정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있는것이 필요될것이라고 보시였다.

《뭐라고 해야 할가… 한마디로 찍어말한다면 38선은 지금… 불타고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쓰띠꼬브에게 오늘 아침 내무성에서 보고받은 38도선정황자료들에 대하여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쓰띠꼬브와 마주앉으시여 지금 조선의 북과 남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해주시였다. 특히 올해에 들어와 매일같이 계속되고있는 38도선에서의 엄중한 무장충돌사건들에 대하여 말씀해주시였다.

그러시느라니 자연히 아침에 해주시안의 정세를 놓고 방학세가 보고드렸던 문제들이 상기되시였고 자신께서 미처 놓치고있던 점을 포착하게 되시였다.

그리하여 그이께서는 쓰띠꼬브와 헤여지신 후 곧 전화로 내무성의 방학세를 찾으시였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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