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 회)

 

제 7 장

7

 

대지는 눈부신 금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서늘한 기운이 풍기던 깊은 수림도 이삭이 무르익은 누런 들판도 무엇인가 다치면 금시 툭 터질듯 한 충만감으로 무겁게 설레인다. 그것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소리없이 완성의 극한점까지 이른 계절의 조화, 자연의 무섭고도 검질긴 창조의 몸부림이였다.

어디를 보나 수확하는 계절의 은근한 음향과 안정된 색조와 신비함이 가득차 눈길을 뗄수없이 만든다.

들에는 실한 벼이삭들이 땅이 꺼지도록 품위있게 늠실거리고 야전승용차가 굽이를 도는 양지쪽 산기슭마다 아지가 휘도록 갖가지 열매들이 대지를 향해 수줍게 인사를 드리고있다. 이따금씩 안겨드는 마을 터밭들에도 씨받이로 남겨둔 늦강냉이의 총알처럼 탄탄히 여문 이삭들이 먼 해빛에 반짝반짝 빛난다. 빨갛게 구워 얹은 흙기와들마다 첫 서리를 기다리는 누런 동이같은 먹음직한 호박들틈새로 검붉은 김장고추들이 류별나게 눈길을 끈다.

좋은 가을이였다. 엄혹한 겨울과 간고한 봄이 눈바람속에 싹을 틔우고 준엄한 여름이 가물과 큰물속에 넋을 바친 중요한 계절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으로 비껴드는 강산을 부감하시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병사들과 함께 인민들과 더불어 헤쳐온 고난의 자욱이 무심하게 생각되지 않으셨다.

인민군대를 혁명의 기둥으로, 주력군으로 믿으시고 억척같이 걸어온 그 길우에 자신께서 그토록 사랑의 품에 뜨겁게 안으신 우리 병사들은 또 얼마나 몰라보게 성장한것인가.

우리 병사들이 자란 키이자 우리 군력의 높이인것이다. 우리 병사들은 혁명의 수뇌부가 주저없이 높이 추켜든 붉은기를 따라 총검을 억세게 틀어쥐고 행군길을 걸음걸음 다그쳐왔고 그 강철의 혁명적군인정신으로 조국의 산천도 가꾸어져 풍요함을 이룩하였다. 조국의 방선을 철벽으로 지켜가는 군인들의 손에서 열매가 무르익고 쑥대가 무성해지던 공장들에 증기가 흐르고 도시들에 다시 불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당의 선군정치를 무장으로 받드는 그 열혈의 군인정신이 강계에, 성강에 그리고 대홍단에 생명수를 불어넣어 온 나라가 새로운 활력에 넘쳐 대진군을 시작한것이다. 외투를 벗지 못한 서방외교관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사회주의조선의 강철문을 조심스레 두드리고있다.

좋은 가을이였다. 정치도 수확하는 계절에 들어선것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야전승용차가 최전선으로 향한 산협길에 들어서자 문득 뒤자리를 돌아보시였다.

《유진성동무, 어제 외무성의 보고서를 보니 필리핀과 카나다에 이어 오스트랄리아도 외교관계문제를 제기해왔다면서요?…》

《예, 이 행성우에 우리 나라와의 외교관계선풍이 불고있습니다. 유럽동맹내에서도 열기가 올랐습니다.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에스빠냐가 검질기게 달라붙고 력대적으로 보수적인 영국까지 자세를 낮추어 접근해오고있습니다.》

자신께서 억지로 떠밀어 근 달포간 료양을 마치고 돌아온 유진성은 얼굴이 불깃불깃해지고 눈에 생기가 도는게 여간 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하시여 활짝 웃음을 터치시였다.

《하하하, 그러단 외교부문에 간부고갈이 들겠소. 어떻소? 유진성대장도 군복을 벗고 런던주재 대사로 나가보지 않겠습니까? 템즈강바람이 동무에겐 아주 좋을수 있소.》

《아닙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저에겐 런던의 안개가 관절염을 도지게 할수 있습니다. 저보다도 낚시질을 즐기는 이 리평해동무가 제격일수 있습니다.》

점잖게 앉아 귀를 기울이던 리평해대장이 자기를 거드는 바람에 짐짓 정색을 하고 입맛을 다셨다.

최고사령관동지, 저에게는 순회대사를 시켜주십시오. 제가 드문드문 런던에도 들려 유진성〈대사〉에게 고추장이랑 그리고 관절염에 특효가 있는 범뼈술이랑 고이게 말입니다.》

리평해가 능글거리자 유진성은 그의 무릎을 철썩 갈겼다.

《에끼, 한수 더 뜬다니까…》

《하하하, 이거 군대의 고위지휘성원들이 싹 빠지면 우리가 누굴 데리고 일한다?》

김정일동지의 밝은 웃음에 실려 야전승용차는 산협길을 기세좋게 달렸다.

열어놓은 차창으로 향긋하고 미묘한, 익는 계절의 산냄새가 물씬물씬 풍겨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만지시며 사색깊은 눈길을 돌리시였다.

《우리 혁명의 전도는 밝게 열리고있습니다. 요즘 정세를 분석해보면 미국정세도 결국 우리에게 무릎을 꿇고 계속 눈치를 보는 형편입니다.

최근에는 미국방장관이 유엔주재 우리 대표부를 통해 조건부없는 정부간 고위급접촉을 제기해오고있고 클린톤의 평양방문까지 암시하고있어 세계를 놀래우고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얼마전부터는 김대중이 평양상봉을 위해 비밀특사들을 재외에 련속 파견한다는 정보가 확인되였습니다. 그는 도꾜를 비롯한 공식석상들에서 자주 장군님을 칭송하는 발언도 하고있습니다.》

유진성의 보고에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우리가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련합세력의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우선 력점을 찍을수 있는 성과는 제국주의련합세력의 악랄한 군사적압력과 검질긴 경제봉쇄에도 끄떡없이 보란듯이 붉은기를 높이 들고 전진해온 우리 당의 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라는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들이 머리를 숙일수록, 미소를 지을수록 그들의 속에 간직된 검은 칼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 혁명의 장래도 적들이 떠드는 〈평화공존〉도 우리의 위력한 군력에 달려있다는 진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인민군대는 우리에 대한 적들의 유화전략과 평화에 대한 화려한 문구들이 신문지상에 나돈다 해도 절대로 거기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총대로 사회주의조국을 수호해야 합니다.

총대, 총대에 모든것이 달려있습니다. 선군정치는 우리 당의 전략적인 로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종일관 우리의 총대인 병사들속으로 찾아가는것입니다.》

그이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야전승용차안에서는 숭엄한 정적이 깃들었다.

유진성은 한순간에 우리 혁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래일을 응축하고 집대성하여 하나의 선명하고 단순한 진리로 간추려내시는 김정일동지의 그 놀라운 예지와 비상한 정신력앞에 다시금 강한 충격을 느끼게 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자신들이 승리감에 도취되여 쾌재를 부를 때 어찌하여 그이께서는 그토록 불투명한 력사의 먼곳을 내다보시는것인가.

한순간 그 어떤 섬광같은것이 그의 뇌리를 때렸다. 그것은 평범하고 늘 체험하는것이였으나 지금 그는 눈을 번쩍 뜬 기분이였다.

그이의 사색과 지향과 덕행의 밑바닥에 거대한 산악처럼 놓인것은 다름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이였다. 최고사령부를 우러러 정의의 총검을 든 군인대중에 대한 사랑이였다. 그이의 모든 리상과 실천의 종착점은 언제나 병사들에게 있었다.

유진성대장은 무엇인가 평범하면서도 거대한 진리의 세계를 새롭게 발견한듯싶어 마음을 진정할수 없었다. 위대한 진리는 가장 인민적인 현실에 존재하는 법이다. 바로 그렇기때문에 력사의 정의는 그 력사를 창조하는 보통인간들, 인민대중의 의사와 리익을 반영하는것이며 또 그토록 불변의것으로 강의한것이 아니겠는가.

유진성대장은 자신의 심중으로 파고드는 크나큰 행복감으로 가슴을 들먹이였다.

문득 얼마전 뉴욕에서 돌아온 봉명주소장이 보내온 자료가 떠올랐다. 그것은 서방두뇌진이 모여 품들여 연구작성한 《세계를 매혹시키는 김정일》위인상의 한 대목이였다. 그 구절들이 이 순간 유진성의 뇌리속에 생생히 새겨졌다.

…고향ㅡ백두산, 가문ㅡ만경대가문, 출신ㅡ빨찌산아들, 별호ㅡ백두광명성, 기상ㅡ백두산기상, 정신ㅡ혁명적군인정신, 정치철학ㅡ주체사상, 철학적신앙ㅡ사상론자, 학과ㅡ철학파, 정치파벌ㅡ인민파, 위인ㅡ김일성, 정치ㅡ선군정치, 스승ㅡ인민대중, 생활신조ㅡ인민을 위하여 복무함!, 천하지대본ㅡ일심단결, 귀중한것ㅡ사람, 믿음, 표창ㅡ인민의 지지, 색ㅡ붉은색, 좌우명ㅡ동지를 위해서라면 돌우에도 꽃을 피워야 한다, 정다운것ㅡ조국, 행복ㅡ병사들이 기뻐할 때, 너절한것ㅡ배신과 변절, 증오ㅡ신념없는 인간, 호감ㅡ고지식한 인간, 인간의 장점ㅡ창조적열정, 싫어하는것ㅡ거친 일본새, 추악한것ㅡ타협과 굴종, 경멸하는것ㅡ아부아첨, 경계하는것ㅡ가식, 믿지 못할 품성ㅡ물욕, 슬픔ㅡ동지희생, 인정ㅡ인간성, 옷ㅡ전투복, 꽃ㅡ목란, 취미ㅡ말타기, 사격, 음악, 잠ㅡ쪽잠, 밥ㅡ줴기밥, 계절ㅡ겨울, 명곡ㅡ《김일성장군의 노래》, 애곡ㅡ《적기가》, 《동지애의 노래》, 시ㅡ《나의 조국》, 휴식ㅡ일하는것, 고민ㅡ하루가 24시간밖에 안되는것…

유진성은 가슴속에 가득찬 생각을 어쩔수 없어 차창밖으로 눈길을 주었다.

눈부신 채광을 받은 가을숲과 산악들이 부드럽고 선명한 보라빛운무속에 서서히 눈에 안겨든다. 그는 이 땅 어디서나 볼수 있는 례사로운 산천이 그저 무심하게 보이지를 않았다. 그 말없이 빛나는 축복받은 강산에 무릎을 꿇고 엎디여 절을 하고싶었다.

그대, 조국, 나의 조국, 너는 비록 광활한 땅은 아니여도 어떻게 되여 지구를 눈아래로 굽어보는 위대한 조국으로 솟았느냐, 수령이 위대하여 군대가 강력하고 수령이 위대하여 인민이 위력한것이 아니냐.

선군정치ㅡ그것은 위인이 이 행성에 드리는 총대의 축복이였다.

위대한 령장을 모신 조선의 행복! 그렇다. 병사들을 위해 바치시는 위인의 헌신적인 복무의 순간순간들은 이 땅의 력사가 새길것이다. 아니 그 순간들이 모여 이 조선의 력사를 만들것이다!…

《가만, 운전사동무, 차를 좀 세워주오. 저게 아이들을 태운 차가 아니요?》

김정일동지의 말씀에 유진성은 명상에서 깨여나 야전승용차앞을 내다보았다.

좁은길 맞은켠에서 아이들을 가득 태운 파란 중형뻐스가 마주오고있었다. 아침해빛에 번쩍이는 차창안으로 하얀 등산모며 야영배낭들이 언뜻언뜻 눈에 띄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시고 야전승용차에서 내리시였다.

급히 멎은 뻐스에서 몸매가 쭉 빠진 날렵한 녀성이 탄력있게 내려 어쩔줄 모르며 달려왔다.

장군님, 안녕하십니까?》

녀성은 김정일동지께 인사를 올렸다.

《아니, 이게 누구요? 단아동무가 아닌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서둘러 최단아의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드시였다.

아이들처럼 야영모를 눌러쓴 최단아의 해맑은 얼굴이 흥분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금시 연한 주근깨들이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그래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던 길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정겨운 눈길로 최단아를 바라보시였다.

《소년단야영소로 가는 길입니다. 이 애들은 제가 담임한 학급학생들입니다.》

최단아뒤에 오구구 따라섰던 아이들이 일제히 인사를 드리며 김정일동지를 에워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시고 활짝 웃으시였다. 산골아이들이지만 어찌나 벌찬지 저마다 장군님의 곁에 가까이 서겠다고 좋아라 떠든다.

그이께서는 발랄한 미소를 짓고 서있는 최단아를 대견하게 바라보시였다.

《그러니 단아동무가 어머니를 대신하여 전연군관마을 아이들의 선생이 됐구만.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래 박신철동무랑 잘 있나?》

최단아는 눈이 부신듯 망울이 큰 새별눈을 가늘게 쪼프리고 김정일동지를 마주 우러러 보았다.

《한철준동지와 같은 군부대에서 부대장으로 복무합니다. 벌써 보름째 함께 전술훈련에 나가있습니다.》

《그래? 하, 이거 신혼생활에 재미가 없겠는걸?》

《아닙니다, 장군님. 헤여져 그립다가 만나군 하니 더 좋습니다.》

최단아는 작고 동그스름한 얼굴이 발그레해가지고 눈길을 잠시 떨구었다.

《하하하, 아주 좋소. 이건 정말 현대식사랑, 아니 군대식사랑이요! 랑만적이거든. 그래 명진이는 정치대학으로 떠났다지?》

《예, 졸업하면 전연으로 다시 온다고 계속 벼르는 편지가 옵니다. 지금은 김강인동무가 뒤를 이어 분대장을 하고있습니다.》

《오, 강인이! 좋은 동무야. 진짜 병사거든. 단아동무, 강인동무를 만나면 내 인사를 전해주오. 우리가 한번 꼭 들리겠다고 말이요.》

리평해대장이 곁에 서있다가 자랑스럽게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그 강인분대장이 요즘 새로 소형발전기를 더 놓아 주둔지역마을과 학교에까지 전기를 보내주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머리를 끄덕이시며 허리에 손을 얹으시고 먼 전선쪽을 바라보시였다.

연한 보라빛을 띤 억센 산악들의 깊은 골짜기를 따라 단풍숲이 불타오른다. 하지만 그 화려하고 따뜻한 단풍숲도 서리발같은 아아하고 거친 산정까지는 가닿지 못한다. 아름다운 단풍숲과 날카로운 산악은 이상한 조화를 이루며 그이의 안광에 비껴들었다.

억셈과 부드러움이 어울려 하나의 조화로운 세계를 형성한 류다른 풍경이였다.

《강인동무가, 우리 병사들이 보고싶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최단아에게로 돌아서시였다.

《자, 단아동무, 빨리 아이들을 데리고 야영소로 떠나오. 좋은 철이니 야영생활이 재미있을게요.》

장군님!…》

금시 최단아의 눈가에 맑은 눈물이 맺혀 파들거렸다. 입귀가 약간 우로 들린 도툼한 입술이 격정으로 일그러진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아하신듯 최단아를 눈여겨보시였다.

《왜 그러오? 단아동무!》

최단아는 가슴에 손을 모아잡고 큰 호흡으로 숨을 내쉬였다. 하얀 얼굴에서 딸기씨같은 주근깨들이 선명하게 살아났다.

장군님, 저희들은 이렇게 즐거운 야영지로 떠나는데 장군님께서는… 또 전선으로…》

김정일동지께서는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다가 최단아의 어깨를 잡으시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시였다.

《야영지, 전선이라… 정말 의미깊게 들리누만. 얼마나 좋습니까. 군인은 언제나 전선에 있는 법이요. 최고사령관도 군인이거든!… 단아동무, 한번 꼭 해주고싶던 말인데 피를 주고 정신을 준 두 아버지를 잊지 말고 선군시대 녀성답게 꿋꿋이 살라구!… 자, 그럼 또 만나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뻐스에 오르는 아이들을 행복한 눈길로 이윽토록 지켜보시였다.

최단아는 맨 마감으로 뻐스에 오르며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김정일동지를 우러러보았다.

《자, 어서!》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이들을 태운 뻐스가 가을빛짙은 산길로 달려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시였다.

황금빛수림사이로 파란 뻐스는 가볍게 달려가고있었다. 하얀 등산모며 산뜻한 야영배낭들이 점점 더 멀어져간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이들을 태운 뻐스가 산굽인돌이너머로 자취를 감춘 뒤에도 그냥 그 자리에 서계시였다. 그이께서는 무엇인가 아쉬우신듯 그쪽을 바라보시다가 유진성일행쪽으로 돌아서시였다.

《자, 동무들, 그럼 우리도 떠납시다. 전선으로, 병사들을 찾아서!》

그이께서 걸어가시는 곳, 최전선의 험준한 산발 멀리 눈부신 창공에서 아침해빛이 아낌없이 쏟아져내린다.

아이들을 태운 뻐스는 흰 파도가 설레이는 야영지로 향하고있었다.

야전승용차는… 전선으로 달리고있었다.

 

후 기

 

이태전 이 작품을 창작하기 앞서 나는 전선서부의 어느 한 전방지휘소에 오른적이 있었다.

군부대장인 오장령과 함께 탄 우리 군용차는 험준한 고지정점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올리뻗은 도로를 따라 숨가삐 달렸다. 어찌나 경사가 급하던지 몸이 뒤로 사정없이 쏠리고 금시 차가 미끄러져 아찔한 천길벼랑밑으로 굴러떨어질것같은 위구심이 점점 커갔다.

앞자리에 앉은 오장령의 철빛얼굴은 무표정했다.

(설마 이 험한 길에 장군님을 모셨던것은 아닐테지… 릉선뒤로 안전한 다른 길이 있을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위안하며 위태로운 그 길이 끝날 때까지 불편함을 겨우 참았다.

전방지휘소에 올라 탁 트인 사방을 둘러보았을 때 나는 놀랐다.

길은 우리가 오른 그 아슬아슬한 외통길뿐이였다.

나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오장령에게 《항의》했다. 아니, 이런 험한 길에 장군님을 모신 그들, 전선지휘관들에게 진심으로 격분을 느꼈다.

오장령도 장군님을 모셨던 그날의 엄혹한 정황과 충격을 상기하며 눈굽을 적셨다.…

전선길들에서 생겨난 나의 이러한 충격들이 이 소설에 어느정도 형상되여 독자에게 전달될지 알수 없다.

소설은 단숨에, 약 석달어간에 창작되였다. 그것은 우리 장군님께서 믿음의 장정으로 이어가시는 이 거창한 선군시대를 나자신이 직접 체험하고있었기때문인지도 모른다.

장편소설 《고요한 행성》을 창작하였을 때는 성과작으로 내세워주시며 젊은 작가의 가슴에 분에 넘치는 《김일성상》을 안겨주신 그 뜨거운 은정과 믿음의 격려에 보답하고저 내 심장이 어느때의 몇배로 높뛰였기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을 취재하고 창작완성하는데 도움을 준 장령들과 군관들, 병사들과 진실한 나의 벗들에게 충심으로부터의 사의를 표시한다.

장군님의 빛나는 선군의 자욱을 따라 나의 작가적행군도 계속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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