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회)

 

3

 

밤에 《류성》호는 열대의 폭양속에 한껏 달아오른 적도에 위치한 ××항구에 들어섰다.

낮동안의 무더위에 지쳐있던 선원들은 피곤을 풀려고 잠자리를 잡았다.  어느 나라 선박에서인지 어지럽게 울리던 쟈즈의 선률도 멎고 술에 취해 부르던 선원들의 광기어린 노래가락도 맥이 다 빠져버린듯 점차 잦아드는 속에 항구의 밤은 고즈넉이 깊어갔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이제는 해풍조차 조는듯 즘즘해진 바다앞쪽에서 불현듯 심야의 정적을 깨뜨리며 가벼운 발동기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이어 그쪽의 거밋한 수평선우에 검은 형체가 희붐히 나타났다. 항구쪽으로 서서히 다가드는 그 검은 형체는 선체가 그리 크지 않은 경비정이였다. 경비정은 여러 나라 무역선들이 정박해있는 부두를 에돌아 발동소리를 죽이며 구석진 곳으로 조용히 미끄러져왔다. 그곳에는 닻을 내려놓은 8850t급의 한 외국선박이 외따로 떠있었다. 경비정이 다가들자 그 선박의 갑판우에서 잠기어린 당직선원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거 누구요?》

그러자 경비정의 갑판우에 웅크리고있던 웬 사나이가 몸을 일으키며 대꾸했다.

《해상경찰이요.》

영어로 대답하는 그 사람 역시 졸음에 취한듯 하품까지 해가며 불빛에 드러난 해상경찰의 표식기를 흔들어댔다. 밑을 내려다보던 당직선원은 그제서야 안심되는듯 굽혔던 허리를 쭉 펴고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기도 팔을 들어 기지개를 한껏 했다.

그 순간 경비정의 사나이가 졸음에 취해있던 사람같지 않게 몸을 날래게 뒤채이더니 우로 손에 쥔것을 힘껏 쥐여뿌렸다.

《휘익-》 하는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올려던져진 그것은 올가미였다.

《끄윽-》

마음을 늦추고 한껏 몸을 늘구던 그 당직선원은 선박우에로 날아오른 올가미에 목이 걸려 짤막한 비명소리를 지르고는 공중제비로 바다물우에 떨어졌다.

《철썩!―》

뒤이어 경비정에서는 나지막한 휘파람소리가 울리였다. 그러자 경비정갑판의 여기저기에서 검은 형체들이 우뚝우뚝 몸을 일으켰다. 모두가 락하산병들처럼 등에는 배낭식추진기를 메고있었다. 그들은 순간에 그 배낭식추진기를 동작시켜 하나, 둘 선박의 갑판으로 날아올랐다.

《빨리 조타실로!》

놈팽이들중의 어느 하나가 짤막하게 소리치자 두놈이 조타실로 달려갔다. 이어 그쪽에서 가볍게 불어대는 휘파람소리가 들리였다. 무리의 두목인듯한 놈이 동료들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역시 두놈이 제꺽 선장실쪽으로 발볌발볌 다가갔다.

선장은 자기 방 고급침대에 누워 코를 골고있었다. 술을 어떻게나 많이 마셨는지 업어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도 두놈은 안심이 안되였던지 마취제를 잠든 선장의 코에 가져다댔다.

순식간에 조타실과 선장방을 점거한 그 괴한들은 모두가 나는듯이 선원들이 리용하는 방들을 찾아 한방한방씩 뛰여들었다.

마침 소변을 보러 비칠거리며 나오던 선원이 불빛에 확연히 드러난 전투복차림의 낯선 사나이들을 보고 뭐라고 고함을 지르자 괴한들중의 한놈이 수평으로 몸을 날리며 선원을 타격했다. 선원은 반항도 못해보고 밑둥 잘린 통나무마냥 털썩 쓰러졌다.

《꼼짝말앗! 반항하면 쏜다.》

방들을 점거한 놈들이 영어로 소리쳤다. 어리벙벙해있던 선원들은 그제야 정신이 드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선원들은 실내등불빛에 얼룩얼룩한 전투복을 차려입은 7~8명의 괴한들이 자기들에게 자동소총을 겨누고있는것을 보았다.

놈들은 선원들모두를 선미동석실에 몰아넣고 벽쪽에 마주세워놓은 다음 두손을 올리게 했다. 그리고는 선원들의 손대화기를 비롯한 통신수단들을 모조리 찾아내여 바다물에 던져버렸다. 이어 놈들은 침실을 발칵 뒤지기 시작했다. 귀중품들과 보석들, 값진 상품들… 걷어들인 현금만도 10만딸라가 넘었다. 만족한 두목놈이 두팔을 모두어쥐고 머리우로 가져다댄 선원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 선원의 옆구리에 총을 가져다대고 쿡쿡 찔러대며 소리쳤다.

《야, 임마! 너희 배에 금발머리녀인이 타고있지?》

그 선원은 몸을 돌리지도 못한채 우들우들 떨면서 겁먹은 소리로 대꾸했다.

《예. 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쪽 … 맞은켠 침실에…》

그러자 두목놈이 자기 패에게 소리쳤다.

《야! 너희들은 여기를 단단히 지켜. 반항하는 놈들은 가차없이 죽여버려.》

《알겠습니다.》

놈은 인차 방에서 나와 맞은켠 침실로 다가갔다. 이때 문이 열리더니 금발머리의 처녀가 태연한 자세로 나왔다.

《아, 메리아가씨!》

두목놈이 환성을 지르자 나머지놈들이 허리를 굽혀 녀인에게 인사를 했다.

《흥, 솜씨들이 괜찮군요.》

비웃는듯한 눈초리로 놈들을 흘겨보며 녀인이 말했다.

《메리아가씨, 그동안 수고많으셨겠습니다.》

《헌데 당신들이 여기까지 마중나오리라고는 난 생각지 못했는데요?》

금발의 녀인이 두목놈에게 이렇게 시까스르자 그곁에 있던 놈들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건 다 아가씨를 무사히 모셔오기 위한 총두령님의 계책이지요. 이 배가 ××만해역으로가 아니라 가는 방향이 딴곳이다보니 할수없이 이곳에서 모셔오라는 지시를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별다른 일은 없었겠지요?》

메리가 외투깃을 추겨올렸다.

《없었습니다. 다만 여기로 오는 도중에 국제해상경찰을 만났댔는데 해상감독선이라고 했더니 그냥 갑디다. 그들을 감쪽같이 속여넘긴걸요.》

《수완이 보통 아닌데요?》

놈들속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자, 이젠 가자요.》

《예.》

그들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후 점거했던 배에서 멀어져가는 경비정의 동음이 고요한 밤대기에 울려퍼졌다.

 

×

 

이국땅의 항구에서 맞은 아침은 진호에게 류다른 정서를 자아냈다.

저 멀리 해변가에 서있는 야자나무들도 또다시 시작될 무더위를 예고하는듯 떠오르는 아침해살에 붉게 물들여져 있었다.

하늘에 구름 한점없는 상쾌한 아침이였다. 갑판에 나선 진호는 가슴을 쭉 펴고 심호흡을 하였다. 조국의 령해를 지켜온 군사복무의 나날에 바다우에서 무수히 맞고보낸 아침이건만 지금도 바다의 해맞이를 할 때면 심신을 휘감는 삶의 희열과 환희로 하여 가슴이 벅차오르군 하는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하긴 바다의 해돋이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해연이도 해돋이를 무척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문득 진호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저도 바다의 해돋이를 사랑해요. 장쾌하구 또 숭엄하기도 하고…》

언제인가 바다의 해돋이를 놓고 이야기를 할 때 한 해연의 말이였다. 물론 진호는 그때 해연이의 이 속삭임이 가슴속 깊은 곳에 고이 간직되여있는 소중한것을 내비친 고백의 속대사임을 후날에야 알게 되였다. 아마도 지금쯤 해연이도 역시 조국땅에서 저 해돋이를 맞이하고있으리라. 푸른 물 잔잔한 호수마냥 맑고 그윽한 눈가에 언제나 수집움만을 담고있는 해연의 모습이 불현듯 눈앞에 떠오르자 진호의 가슴은 뻐근해왔다. 헤여진 그날부터 머리속에서 한시도 떠나본적이 없는 처녀였다.

해연은 가끔 진호의 뇌리속에 뛰여들군 했다. 그때면 진호는 어김없이 눈앞의 신기루처럼 해연이와 상상속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군 하였다. 후더워오는 마음으로 해연이가 준 손목시계를 어루쓸며 저 멀리 북녘하늘가에로 눈길을 보내고있던 진호는 부두의 잔교쪽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소음에 흠칠하여 현장판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에는 배아래에 멎어선 여러대의 승용차들과 소형뻐스에서 촬영기와 사진기를 든 여러 사람들이 쏟아져내리는 모습이 안겨왔다. 팔들에 기자완장을 낀 그들은 왁자지껄이며 부두의 한쪽구석으로 밀려가고있었다. 뒤이어 달려와 멎어선 고급승용차에서는 모자와 어깨우에 시누런 금줄을 두른 장관이 내리였다. 그는 마중나온듯한 경찰들의 안내를 받으며 천천히 기자들의 뒤를 따랐다.

무슨 일이 생겼는가?…

진호는 호기심이 들어 지켜보았다. 이웃에 나란히 떠있는 《유쾌한 사나이》호의 갑판우에도 벌써 여러명의 외국선원들이 몰켜서서 잔교쪽을 내려다보고있었다. 저희들끼리 수군거리는 그들의 거동에는 불안이 풍기고있었다. 진호는 류창한 그 나라 말로 그쪽 선원들에게 소리쳤다.

《왜들 저런다오?》

《유쾌한 사나이》호에서 화답이 날아왔다.

《간밤에 우루과이선박이 해적들의 습격을 받았다오.》

진호는 깜짝 놀랐다. 해적들이라니, 이 항구에서 말인가?!…

《그게 사실이요?》

《사실이요. 아마 ××만해역근방에서 활동하던 해적들인것 같소.》

《××만해역근방에서?》

진호는 다시 물어보았다.

《정말 해적들의 습격을 받았소?》

《사실이요. 해적들이 탐방취재를 나가던 〈×× 타임스〉의 금발머리녀기자까지 유괴해갔다질 않소.》

진호는 억이 막혀 한동안 입을 벌린채 아무말도 못했다.

바다의 아침이 가져다주는 흥그러움이 삽시에 깡그리 사라졌다. 공해상도 아닌 이런 번잡한 항구에서까지 감행되는 해적들의 강탈행위에 정말 격분하지 않을수 없었다.

《항구경찰은 뭘하는지. … 개판이요.》

《유쾌한 사나이》호의 한 선원이 이렇게 투덜대며 외따로 떠있는 우루과이선박쪽으로 밀려가는 기자들과 경찰들을 찌뿌둥해서 바라본다.

진호의 가슴은 불길한 예감으로 서서히 긴장되였다. 조국을 떠나오기 전에 말하던 해연의 당부가 귀전에 되살아났다.

《전 항해길에 나가있는 동무를 생각하면 마음을 놓을수가 없어요. … 얼마전에 윈에서 열린 국제과학축전때 저와 안면을 익힌 드골이라는 박사가 뇌파통신체계에 대한 문제를 놓고 저에게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기하지 않겠어요. 그러던 사람이 공해로 현지시험을 나갔다가 해적들의 피해를 받았다더군요. 저처럼 생물전기학을 연구하는 사람이였었는데 애써 완성한 귀중한 연구품까지 빼앗기고… 동무도 바다길을 주의해주세요.》

해연이의 말이 지금 현실적으로 심각하게 안겨왔다. 국제사회계의 우려를 자아내는 해적행위가 공해상도 아닌 항구에서까지 벌어지고있으니 진호의 가슴에는 해적놈들에 대한 증오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잠시후 《유쾌한 사나이》호에서 구레나룻을 한 선원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이보우 〈류성〉호!- 그래서 말이요, 우리 선장님은 출항을 미루었다오.》

《뭐요?! 출항을 미루다니?…》

이제 몇시간 있으면 《류성》호와 《유쾌한 사나이》호는 함께 이곳 항구를 떠나게 되여있었다. 진호는 아연해서 《유쾌한 사나이》호 선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니 우리와 함께 가지 않는다는거요?》

진호의 물음에 《유쾌한 사나이》호의 구레나룻이 두팔을 벌리며 어깨를 움츠리였다.

《당신 방금 이야기를 듣고도 그러누만. 항구에까지 해적들이 들어와 날치는판에 공해에 나가면 무슨 변을 당할런지 어떻게 알겠소.》

구레나룻의 옆에 서있던 선원이 끼여들었다.

《그래서 우리 선장님이 당신네 선장을 만나 의논을 해보겠다면서 방금전에 그곳으로 건너갔소.》

《?!…》

그 시각, 《유쾌한 사나이》호의 구스타프선장은 자기네 1등항해사와 함께 《류성》호의 선장방에 와있었다.

오랜 바다생활과정에 인연을 맺은 이곳 항무장으로부터 오늘 새벽에 벌어진 해적들의 습격소식을 남먼저 전해들은 구스타프선장은 아침일찍 이렇게 자기의 동행자를 찾아온것이였다. 진호가 선장방에 들어섰을 때 서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듯 구스타프선장은 진호에게 머리를 끄덕이고는 《류성》호 선장인 김인수에게 하던 말을 계속했다.

《래일 유명한 〈알프스〉호가 여기로 입항한다오. 항무장의 말이니 정확할거요. 그리고 그 배가 ××만해역을 지나게 되니 우리로서야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니겠소.》

김인수는 그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두눈만 내려감고 앉아있었다.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구스타프선장은 상대의 태도에는 아랑곳없이 하던 이야기를 했다.

《그 배는 우리들것보다 더 크고 또 선원들도 많소. 그러니 해적들도 〈알프스〉호에는 선뜻 범접하지 못할거요. 선장, 우리 그 〈알프스〉호를 기다렸다가 함께 따라가기요. 그러면 골치아픈 ××만해역을 무사히 통과할수 있을거요.》

《…》

김인수선장에게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구스타프선장옆에 앉아있던 1등항해사가 조심스럽게 한마디 하였다.

《〈알프스〉호는 이틀후에 출항할 예정이랍니다.》

그 말에 진호가 머리를 흔들며 끼여들었다.

《그렇게는 안되오. 이 항구에서 하는일없이 눌러앉아있을수는 없단 말이요. 남들이 알면 웃겠습니다.》

《해적들의 습격을 받는것보다 좀 늦더라도 안전한 길을 택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소. 그러니 당신들도 출항을 미루오.》

구스타프선장이 진호에게 돌아앉으며 말했다.

《아니, 우린 제 날자에 떠나야 합니다. 상대방과 계약한 날자를 절대로 미룰수 없습니다.》

진호의 단호한 대답에 구스타프선장은 어깨를 으쓱 추켜올리며 두팔을 벌려보이였다.

짠물과 해풍에 절을대로 절은 이 장신의 선장에게는 랑만적인 《류성》호의 젊은 부선장이 갓 날개를 펴고 날으는 새끼갈매기처럼 생각되였던 모양이였다.

《우리 나라 속담에 구데기 무서워 장 못담그겠는가 하는 말이 있소. 그 잘난 해적들이 무서워 갈길을 못가겠소?》

진호의 담담한 말에 구스타프선장은 어이없는듯 웃음을 띠우며 이렇게 시까슬렀다.

《이보우, 젊은 친구. 난 당신의 용기에 탄복하오. 하지만 그 용기가 당신을 꽤 살려낼수 있을가?…》

1등항해사가 구스타프선장의 이죽거림에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진호는 그들에게 진중한 기색을 지어보였다.

《산다는것은 곧 자기를 지킨다는것을 의미하지요.》

구스타프선장과 항해사는 실망한듯 머리를 흔들었다. 이때 지금껏 잠자코 눈을 감고있던 김인수선장이 고개를 들었다.

《서로가 할 이야기는 다 한것 같소. 이만합시다. 우린 시간이 바쁘오.》

김인수선장의 말에 구스타프선장은 서운한 표정을 가시지 못한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뒤따라 일어선 1등항해사가 비웃음을 짓고 김인수선장과 진호에게 깍듯이 머리를 숙여보였다.

《미안합니다. 당신들의 바쁜 시간을 빼앗아놔서…》

김인수선장은 대충 머리를 끄덕이고나서 진호에게 시선을 돌렸다.

《부선장동무, 손님들을 바래워드리오.》

《선장, 섭섭하오.》하며 구스타프선장이 인상을 흐리며 머리를 흔들었다.

진호가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그가 구스타프와 1등항해사를 현측사다리가 있는 곳까지 바래주고 다시 방에 돌아왔을 때 김인수는 뒤짐을 진채 형광막에 현시된 전자해도판앞에 서있었다. 선장의 눈길은 해도판의 ××만해역에 가 멎어있었다. 한참후에 그는 진호쪽은 돌아보지 않은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이곳 항무배대리인이 새벽에 우리한테도 출항을 미루라고 권고해왔소.》

김인수선장의 그 말에 진호는 그의 옆으로 바투 다가섰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하렵니까?》

그제서야 선장은 진호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자기의 젊은 부선장을 정겨운 눈길로 마주보았다.

《그 대답이야 이미 동무가 구스타프선장에게 하지 않았소.》

《!…》

《항무배대리인에게 통보하시오. 곧 수로안내선을 보내라고 말이요.》

《알았습니다!》

진호는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붙이고 몸을 돌리였다.

정각 오전 10시!

《류성》호는 예정대로 ××항구를 떠났다.

《붕-》

수십일간의 항해를 함께 하며 고락을 나누어온 《류성》호를 홀로 떠나보내는 《유쾌한 사나이》호의 선원들은 그간 친숙해졌던 친밀감으로 해서인지 모두 떨쳐나와 갑판에 서서 서운한 눈길로 바래우고있다.

자기들의 인사인양 《유쾌한 사나이》호의 구슬픈 배고동소리가 항구쪽에서 길게 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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